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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안해 제목 : 추수하는 하루동안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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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를 하기 위해 일을 잘 하지 못하는 나는.
며칠을 낫을 들고~~~
논 가장자리와, 기계가 들어가지 못하는
삿갓논들을 돌아다니며,
나락을 베어서 가지런히 놓아두었답니다.

마침내~~~
콤바인이 들어와서 드르륵~~~
벼를 이발하며 나가는데...
갑자기 기계가 멈춰서더니.
옆지기를 찾기 시작합니다.

나락을 타작하기 위해서 논 가장자리에
물이 빠지게 도랑을 쳐라고 했더니,
가장자리는 잘 쳐 놓지 않고...

논 가운데를 가로 질러 고속도로를
내어 놓았더군요.
고속도로만 있으면~~~
그냥 한쪽은 놓아두고 기계가
지나가면 되는데,

인터체인지에, 분기점에 휴게실까지
마련해 놓았으니...
미쳐~~~
나 미쳐~~~ 외치다.
낫을들고 나락을 베기 시작했답니다.

기계가 지나가기 위해서는
옆지기가 공사한 고속도로 주변을~~~
모두 낫질 하였지요.
옆지기는 괭이들고,
바라만 보고 있지 뭡니까?

추수하기 좋아라고,
날씨는 왜그리 더운지,,,
땀이 흘러내려 눈물아닌, 눈물을 흘리고
온몸은 솜방망이로 맞은것처럼 녹초가 되어가고

며칠전 경운기에 밟힌 발은 쑤씨고
경운기 사고 휴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날무렵
콤바인기계는 내 주위를 위협하며 다가오고.

어~~휴~~~
나 죽었다 하고 나락을 베고는
딴 쪼가리로 가니.

엄마나!!!
그곳은 오솔길을 만들어 놓았네요.
꼬불고불 산길에~~~
시냇물이 졸졸졸~~~
하늘한번 보고, 옆지기 눈으로 쏘아주고
죽어라고 또 나락을 베었답니다.

12쪼가리 논중에 5쪼가리를
대한민국 국토종단을 했답니다.
콤바인 작업이 끝나고,
나락포대를 경운기에 싣고 집으로 내려오니
해는 벌써 저물고,,,

마당에 나락을 펴 널고.
시간이 늦어서 저녁을 해야 겠다는 생각에,
된장찌개 뽀글뽀글 끓이고,
나물몇가지 무치고, 방금구운 김에
된장속에 짱박아 두었던 깻잎에...
급히 저녁상을 차렸답니다.

설것이까지 완전히 마치고 나니
팔, 다리, 어깨, 무릅....
안아프고 안쑤씨는데가 없더군요.

그제사 우편물과 함께
친언니 같은 은희엄니가 보낸 겨울돕바가
들어있는 소포를 발견했답니다.
빨간색에 검정 줄무늬가 있는 따듯한 겨울옷.
겨울동안 은희엄니의 체온을 느낄것 같은....

너무 늦은 시각이라
감사하다는 전화도 못드리고,
옆지기 앞에서 패션쇼를 한번하고
곱게 접어서 장농속에 넣고는
달랑 메일로 감사함을 표했지요.

오늘 하루쯤 컴에 내대신 앉아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지기전~~~
옆지기 코고는 소리가 마루로
컴으로 전해 오네요.

이럴수 있남요.
일은 내가 훨씬 많이 했는데,
옆지기는 괭이들고 잔소리에,,,
나락 경운기에 싣고온것 밖에 없는데,,,

나보다 밥도 훨씬 많이먹고,
나보다 잠도 훨씬 많이자고,
나보다 쉬기도 훨씬 많이쉬고...

남녀 차별 아닌지, 두고 생각해 볼 문제 입니다.

그래도
마당에 널려있는 나락들을 보면서
부자가된 이 기분...
여러분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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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을 마무리 하면서.....
  : 나락 을 거두어 들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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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안해
추수하는 하루동안 있었던 일...
2002-10-17
35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