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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냄새 (수필 문학가 최 원현님의 글 입니다.)
기차를 탔습니다.
바로 옆자리엔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엄마와
같이 타고 있습니다.
헌데 아이는 금방 심심해 졌는지 의자 위로 올라서더니
차안을 두리번댑니다.
아이와 눈을 맞춘 내가 손짓을 하자 아이는 싱긋 웃더니
아무 스스럼없이 내게로 옵니다.
아이의 작은 손을 잡아보았습니다.
보드라운 감촉이 기분 좋게 전해져옵니다.
그런데 아이가 주먹을 꼭 쥐고 있습니다.
"손에 뭘 쥐고 있니?"
아이는 말없이 고개만 가로젓습니다.
더욱 궁금해집니다.
그래 아이의 손등을 살살 간지럽게 해보았습니다.
아이가 배시시 웃으면서 손을 펴 보입니다.
거기엔 하얀 들꽃 송이 하나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꼭 쥐고 있었던 탓인지 아이의 손바닥엔 꽃송이의 자국이
노랗게 나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손에서는 풋풋한 풋냄새와 어우러진
들꽃 향기가 풍겨 났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아이가 꺾어온 이 작은 들꽃 한 송이에서 이만큼의
향기가 풍겨나고 있는 것입니다.
페르시아 우화 하나가 생각납니다.
한 나그네가 여행을 하다가 점토 덩이 하나를 발견했답니다.
나그네는 점토를 주워들고는 찬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점토에선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나고 있지 않은가요.
나그네는 점토에게 물었습니다.
"너에게서 나는 이 그윽한 향기는 무어니?"
그랬더니 점토는 나그네에게 자랑스럽게 대답합니다.
"나는 요. 조금 전까지 아주 아름답고 기품 있는 장미꽃과
함께 있었답니다."
나그네는 크게 깨달았답니다.
점토가 장미꽃과 같이 있었더니 아름다운 장미꽃 향기를
품게 된 것입니다.
무엇을 가까이 하느냐에 따라 풍기는 자신의 냄새가
다르다는 것을, 곧 그것은 어떤 사람과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과 생활도 달라진다는
것이 아닌가요.
머물렀던 마지막 자리의 흔적이 그 사람의 일생을 평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손에 들린 들꽃 한 송이의 냄새, 장미 숲에 있던 점토
한 덩이도 머물었던 곳의 아름다운 향기를 품을 줄 아는데
사람이라면 그보다는 더 향기로운 존재여야 되지 않을까요.
사실 사랑하는 사람의 냄새보다 더 향기로운 냄새는 없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품에서 맡던 그 냄새를 수 십년이 지나도
못 잊는 것이랍니다.
참 좋은 냄새를 풍겨내는 향기로운 사람,
바로 내가 그런 사람이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보는 날,
향기로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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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내일부터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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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숙님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