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강숙희 제목 : 멋진기사 아저씨
조회 :  
1080
 
     
출퇴근길이면, 어김없이 타야하는 버스.
그런데 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면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는 시간보다는 짜증내고, 눈살 찌푸리는 때가 더 많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장마철인데다가 날씨까지 더우니 더더욱 지치고 짜증이 느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상 가운데 마음 따뜻해지는 한 풍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이 좀 많아 다른 때보다 조금 퇴근이 늦어진 어느 날,
버스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차창에 몸을 기댄 채, 내가 내릴 곳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 안이 조금 소란스러워져 안쪽으로
얼굴을 돌렸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아이 둘을 데리고 탔는데,
큰아이는 따로 앉히고, 작은아이는 직접 안고 가던 중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따로 앉은 큰아이가 졸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아이 엄마보고 애를 저렇게 혼자
앉히면 어떻게 하느냐고 혀를 끌끌 찼고, 이미 자기 손에서
자고 있는 작은아이 때문에 그 엄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저러다 다치는데, 빨리 잠을 깨우지’
하며 말만 할 뿐 저를 포함해 누구 하나 그 아이가 앉은
자리로 가 졸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아이를 잡아 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그 사이 눈길이며 말소리를 들었는지 아이가 번쩍 눈을
떴습니다.
저는 속으로 ‘휴우 됐다’ 하며 아이가 다시 잠이 들지
않기를 바랐죠.
그런데 그때 버스 기사 아저씨가 “아저씨가 천천히 갈 테니까, 그냥 자라” 하며 빙그레 웃으시는 거예요.

그 순간, 아 바로 사랑은 저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왜 한번 졸기 시작하면 잠에서 깨어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잖아요.
아저씨는 운전하시는 중에도 그 꼬마아이의 단잠을 생각하시고 배려하셨던 것입니다.

다른 버스와는 달리 굉장히 조심조심 출발과 멈춤을 반복하시는 기사 아저씨의 모습에서 집에 1분이라도 빨리 가고 싶었던
제 마음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오늘부터 개학했습니다.
비 오는지요????
 
 
 
 
  : 안녕 하신지요~~~~~~~~
  : 행복한 고추장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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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숙희
멋진기사 아저씨
08-26 오후
1080
솔뫼안해
  개학 하셨군요~~~
08-26 오후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