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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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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동 |
제목 : |
밤이 새도록 행복했습니다.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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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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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새벽에 눈이 떠지는 현실. 안방에서 함께 주무시는 어르신들이 깰까봐 조심스럽게 행동하지만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신다. 불도 켜지않고 그러느냐고... 더 주무시라고 말씀드리고 머리를 감고 세면을하고 사무실로 나왔다.
아들이 둘, 딸이 넷이나 되는 작은 아버님. 가난한 상황이었지만, 더 가난한 형님네가 안스러워 하시던 분, 똑똑한 큰조카만이라도 공부시켜야 한다며 30년 전에 육지로 이사를 가라고 종용했던 분. 그래도 할머님은 조상이 물려준 땅을 지키겠다고 버티시고... 할머님의 말씀에 순종한 아버님은 그렇게 평생을 섬에서 사셨다.
육지로 진학을 한 나는 작은아버님께 용돈을 자주 타 썼다. 한번은 친구들에게 화투를 배웠는데 꼬임에 넘어가 수업료를 모두 잃어 버린 사고를 저지른다. 난감한 상황에서 아버님께 말씀 드렸다간 뼈도 못추릴 것 같고, 결국 작은아버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남자는 그런 경험도 삶에서 큰 도움이 된다며 큰 꾸중없이 수업료를 대 주셨다. 겻 길로 샐 뻔한 청소년의 위기... 그 후론 건전한 쪽으로 씩씩하게 살아온 건 당연한 일.
그분이 내 곁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친 자식들이 좋은 집에 살고 있어도 한방에서 자더라도 조카네 집에서 자겠다는 어르신... 안방에서 다섯명이 잠을 잤지만 밤새도록 행복이 방안에 가득 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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