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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엄마 제목 : 야생초편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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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9
 
     까마중

-작고 동그란 시꺼멈 속에 조물주의 완전하심이 다 들어 있다.-






오늘은 까마중을 그렸다. 시골에서는 먹달이라고도 한다. 너도 잘 알지? 어렸을 때 곧잘

시커먼 열매를 따 먹었지. 우리 화단에도 해마다 잊지 않고 까마중이 자란다. 하도 잘 자라

나는대로 뽑아 버려도 어느새 여기저기에서 돋아난다. 이놈은 그 와중에 운 좋게 끝까지

남아 이렇게 탐스런 열매를 맺었다. 그림을 다 그리고 모조리 따서 입 속에 넣었는데 달짝

지근한 게 어릴 때 먹던 그 맛이 영 아니더군. 아마 내 입맛이 변해 버린 모양이다. 까마중

잎은 독성이 있어서 먹지는 않으나 어린 잎 정도는 다른 야생초와 섞어 먹어도 무방하다.


까마중은 가지과 풀로서 열매 빼고는 가지와 아주 흡사하다. 특히 꽃 모양은 가지와 구별

되지 않을 정도로 똑같다. 까마중 역시 전통적으로 한방약재로 흔히 쓰였던 것으로 아직도

시골에서는 한방 처방약으로 자주 이용되는 모양이다. 책에 쓰인 적용 증세가 워낙 많아

여기 옮기진 않는다. 옮겨 적는다 한들 당장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지지난달인가

<한방과 건강>이란 월간지를 보니 까마중 특집을 싣고는 까마중의 온갖 약효와 이용법에

대해 장황히 설명해 놓았더라구. 그 잡지가 교무과 사무실에 있어서 오늘 여기에 참조하진

못했지만 아무튼 까마중이란 놈은 우리 주위에 나는 가장 흔한 풀이면서도 뛰어난 약효를

지니고 있는 우리의 민초(民草)임에 틀림없다. 만약 내가 밖에 있었다면 야생초의 약효에

대해 여러 가지로 실험해 보았을 텐데. 여기선 워낙에 수량이 적어서 그럴 여유가 없다.

너는 포도송이가 좋다고 그랬나? 나는 포도송이의 그 빽빽함이 오히려 거북하게 느껴진다.


차라리 새까맣게 익은 까마중송이를 들고 가만히 들여다 보아라. 먹고 싶은 생각은 안 들겠

지만, 작고 동그란 시꺼멈 속에서 뭔지 모를 마력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물주의

완전하심이 그 안에 다 들어 있으니까.







 
 
 
 
  : 청국장 매진이군요.
  : 장독위에 내리는 빗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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