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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풀
-먹을 수도 없는 게 자라기는 억시게 잘 자라는 풀-
3 3 3 3 3 3 5 5 5 5 7 9 11 11 13 14 15........
여기에 나열한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니? 한번 이 숫자에서 규칙성을 찾아보아라.
소설 <개미>에 보면 이와 비슷한 수수께끼가 나오지? 정말 기발한 문제였다. 그러나 아마
이 문제는 개미의 저자인 베르베르도 풀지 못할 거다. 못 푸는 것이 당연한 게 여기에는
규칙성이 없거든.(아니, 아직은 100% 확신 못함.)
위 숫자들이 무언고 하면 가죽나무씨가 발아하여 떡잎이 떨어지고부터 나타나는 본 잎의
장수 변화란다. 처음에 3장짜리가 여섯 번 나오고 나서 5장짜리 네 번, 이런 식으로 현재
15장짜리까지가 나와 있다. 가죽나무잎은 꼭 아카시아잎처럼 생겼다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열다섯 장이니까 앞으로 몇 장짜리까지 나올지는 모르겠다. 나는 처음에 13장이 마지막
이려니 했는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17장짜리도 가능하다.
웬 가죽나무? 사실은 나도 방안에서 가죽나무를 기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니까
얘기는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봄에 밭에다 들깨씨를 뿌려 놓고 싹이 나오기만 기다렸지.
한 일주일 지나니까 싹이 다 올라오데. 처음엔 몰랐는데 들깨가 얼추 모양을 갖춰 가는 시점
에 들깨 사이에 꼭 복숭아처럼 생긴 싹이 돋아나는 거야. 뭘까 하고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정체를 알 수가 있어야지 한 두 달을 그렇게 내버려 두었는데 땅이 워낙 박한 데다 들깨 사이
에 묻혀 있으니 영 자라질 않는 거야. 평소에 잡초만 보면 뽑아 버리는 이 선생님께 저것은
좀 특이한 것 같으니 뽑지 마시라고 부탁해 놓고 아무리 기다려도 클 생각을 안 하는 거야.
딱하기도 해서 그놈을 파내어 조그만 비닐화분에 부엽토를 담아 심어서는 내 방으로 옮겨
왔다. 매일같이 물을 주고 정성을 들이니까 부쩍부쩍 크는데 정신없이 빨리 자라더라구.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이파리를 갱신하며 자라는데 작은 화분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얼마
전엔 큰 화분으로 옮겼다. 그랬더니 더욱 왕성하게 자라는 것은 불문가지.
그런데 문제는 이놈의 이름을 모르겠다는 거야. 모양새로 보아서 풀은 아닌데..... 내가
야생초 도감을 가지고 있어도 나무도감은 없거든. 명색이 농대에서 임업 교육을 전공했는데
이깟 나무이름 하나 몰라 쩔쩔매어서야. 하며 백방으로 뒤진 끝에 겨우 알아내었지.
가죽나무. 유명한 나무다. 분명히 임경빈 교수님의 수목학 시간에 이 나무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난다. 키가 크게 자라는 교목으로 가로수로 널리 쓰이기도 한다. 임 교수
님이 쓴 <나무백과>의 첫 페이지에 나오는 나무이기도 하지. 주변 사람들도 나뭇잎의 특이
한 냄새로 가죽나무임을 확인해 주었다. 냄새가 어찌나 야릇한지 언뜻 맡으면 구수한데,
코를 처박고 한참동안 맡으면 골이 띵해. 이파리를 손으로 비비면 냄새가 진동을 한다. 잎은
따 먹는다는데, 따 먹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 내년 봄에 거름을 잘 해서 햇빛 잘 드는 화단
한구석에 옮겨 심어야 겠다.
옆에 그린 것은 매듭풀이란 것이다. 풀밭에 가면 토끼풀만큼 이나 흔한 한해살이 풀이지.
이놈이 화단 중간쯤에 자리잡고 해마다 무더기로 나고 지고 나고 지고 하는데, 워낙에 번식
력이 좋아 다른 구역에 나는 놈은 다 뽑아 버린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온통 매듭풀 밭이
될 테니까. 책에 보면 매듭풀을 먹을 수 있다고 돼 있으나, 실제로는 뻣뻣해서 도저히 먹기
힘든 풀이다. 그림의 아래쪽에 달려 있는 꽃을 잘 보길 바란다. 그동안 이놈이 그렇게 나고
지고 해도 꽃 피는 것 한번 못 보았는데 오늘 엉뚱한 장소에 외로이 나 있는 매듭풀에서
활짝 핀 꽃을 본 거야. 너무도 예쁘고 귀여워 고대로 그리려고 애를 썼지만 역부족이다.
사실 좁은 화단에 먹을 수도 없는 것이 자라기는 억시게 잘 자라는 매듭풀 같은 것은 골치
아프다. 그런데 이런 놈일수록 뽑으면 뽑을수록 더 잘 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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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엄마^^*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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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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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행복은 나눔의 집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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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행복한 희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