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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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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 |
제목 : |
십일월이 벌~~써 뜨락에 반을 넘나들고 있네요.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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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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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소리는 노을을 싣고
기적소리는 언제나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미호천 변의 가을은 짧다． 한줌씩 사그라 드는 석양， 서둘러 벼를 베는 들녘은 콤바인 소리가 요란하고 바람은 갈대 숲을 흔든다． 겨울을 나기 위해 하얀 솜털 모자를 준비하는 갈대는 바람이 부는 대로 드러눕고 놀란 물오리 떼는 비명을 지르며 날아간다．
철길을 지나 소나무 숲이 우거진 용 바위 아래 우리들이 등대라 부르는 곳 물위로 살포시 내려앉는다．
고요하던 수면에 그리움이 송송 물위로 떠오른다． 군에 입대한 아들이 훈련소에서 처음 집으로 보내온 편지 첫머리에 릫엄마 노을이 낯설어요 하는 구절을 읽고서는 눈시울을 붉혔었다．
하루종일 고된 일과를 끝내고 저녁 식사하러 갈 때쯤이면 훈련소 서편 하늘에 빨갛게 여울지는 석양을 바라보는 것이 엄마를 만나는 유일한 기쁨이라고 하였다．
어느 곳에서든 바라보는 석양은 똑같은 모습일진데 엄마와 함께 미호천 변을 산책하다 맞이했던 석양을 생각하고는 콧등이 시큰했었다니 아들도 엄마의 마음을 알고 있었나보다．
훈련소 운동장에서 부모님과 이별의 손을 흔들었던 것처럼 그렇게 사무치는 그리움이 밀려오면 마음속으로 엄마 아버지를 불렀다고 한다． 훈련이 끝나고 후방 교육이라 하여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소식에는 보고픔이 더 짙어왔다．
그후 나는 석양이 젖어드는 미호천 변을 자주 산책한다．
선들거리는 바람결에 갈대는 서걱거리며 가벼운 신음을 토한다． 바람이 일렁거릴 때마다 물오리 떼와 숨바꼭질하던 바람은 갈대 숲에 갇혀 버렸다．
가을걷이가 한창이던 콤바인 소리도 추수를 마쳤는지 조용해졌고， 추수가 끝난 들녘엔 떨어진 낱알을 주워 먹기 위해 모여든 참새소리로 요란하다．
숨소리조차 죽이고 갈대 숲에 숨어있는 물오리 떼를 찾기 위해 바람은 세차게 갈대 숲을 또다시 휩쓸고 다닌다． 바람이 화가 난 모양이다．
어둠이 조금씩 깔리는 철길 따라 그리움 한 자락 묻어둔 채로 오늘도 기적소리에 노을을 실어 아들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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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받고 바로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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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도 아까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