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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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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준 |
제목 : |
타인과의 우산 나누기...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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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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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어느 날 일이었습니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신경이 쓰여 퇴근 뒤 약속이 있었던지라 우산을 챙겨 나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그 동안 못 나눈 이야 기들을 주고받으며 수다를 얼마나 많이 떨었던지 나중에는 목이 아파 오기까지 했습니다. 친구와 헤어져 행복감에 빠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예보대로 비가 내렸습니다. 내릴 때쯤 되자 빗줄기가 더 굵어지더군요. 버스에서 내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여 학생이 우산도 받치지 못한 채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누굴 기다리는 듯이 보여 그냥 지나갈까 아니면 같이 쓰자고 말을 건넬까 고민하는 사 이 신호등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이 나와 같은 방향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저는 “우산 같이 쓸래요?” 하며 가만히 우산을 씌워 주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 터 같이 쓸 것을 하고 후회했죠. 조금 가다 보니 학생 어머니가 우산을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잠깐동안만 같이 쓰고 왔을 뿐인데 학생과 학생 어머니는 고맙다며 몇 번을 고개 숙여 인사하셨습니다. 어찌나 그러시 는지 제가 더 민망해 혼났습니다. 모녀간에 다정하게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예전 제가 그 학생 나이일 때 제게 우산을 씌워 주었던 어떤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집까지 십여 분 거리를 같이 걸으면서 우산을 씌워 주었던 그 분. 얼굴은 물론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런 일이 있었던 것은 여직껏 잊히지 않습니다. 사소한 일이지만 요즘은 타인에게 우산을 같이 쓰자고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기가 참 힘 들어졌습니다. 언제인가부터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많이 사라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 마 음이 바빠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말을 먼저 건네기가 멋쩍어서일까요? 타인과 한 우산 아래 설 수 있는 인정이 그립습니다.
이 글은 제가 아는 분이 어제 제 메일에 보낸글 입니다. 비가 오니 이 글이 생갇나는 군요. 비 오는데 작물 피해없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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