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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나눔 선교회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였던
5월 8일의 효도 잔치가 매년 부천 무료급식소에서
동네 할머니 할아버님들을 모시고 열렸다.
올 해는 급식소 장소가 없는 바람에 효도잔치를 건너띄자고 했는데,
실로암 탐방하러 가신다던 나눔님이 느닷없이 게시판에
긴급공지를 띄워 올해의 효도잔치를 거제도 다포교회에서 하겠다고 하신다.
거제도 다포교회 한 번 다녀온 터라 공기 좋고, 경치 캡인거야
알고는 있는 상태였지만, 워낙 먼 거리라 아이들 다 크기전에 10년 안에는
다시 못 갈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오마이가트였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고, 말 꺼냈다 하면 즉석에서 실행해 버리는
대장 성격이기 때문에 맨날 죽어 나는 건 옆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난 못해~! 해 버리면 끝이지만 딴 사람들 행복하게 해 주자는 건데...
결국 그 행복이 내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잘못이지...
하지만, 내가 가고 싶어도 아이들 학교때문에 못 가면 그만이다.
때마침 헤자드목사님과 대화가 이어졌다.
"오실거지요?"
"애들 때문에 못 가요, 목사님...
하지만 목사님이 기도해주시면 가능할지도 몰라요."
"그러마 금식기도 할까요?"
"금식은 제가 할게요, 목사님은 기도해주세요."
"오케이~"
아부지~ 저두 가고 싶어요오~ 하고는 점심부터 건넜는데,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6일부터 9일까지 효도방학이라고 전한다.
으메 존거~ 하나님 고맙습니다. 탱큐~쪽~!
이러쿵저러쿵 헤자드목사님 후기 참조하시고, 드디어 날짜가 되었다.
날씨가 너무 안 좋다. 봉사자도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하루 먼저 가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해서 6일날 출발하게 되었다.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분다.
6일 밤에는 대충 저녁을 먹고 따뜻한 방에 들어가서 편하게 쉬기로 했다.
아마 이 부분에서 저 사람들이 한 방을 쓰는지 따로 방을 얻는지
궁금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노파심에 그냥 발표하기로 했다.
내가 샘물언니한테 언니라고 부르니까 애들도 이모라고 하면서 잘 따른다.
남편도 일은 많이 하지 않아도 대장에게 형이라고 부른다.
몇 년동안 붙어 살다보니 간사장과 간사의 관계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언니와 오빠, 동생들과의 관계가 되어 버렸다.
7일 아침부터 다포마을 회관에서 잔치 준비를 시작한다.
아직도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분다.
봉사자가 없다. 달랑 큰샘물님과 나... 둘 뿐이다.
아, 입만 살아있는 나눔님과 큰 심부름꾼 헤자드 목사님도 계신다.
장을 보고, 고기를 재고, 김치거리를 다듬어서 김치를 두 가지 담고,
샐러드 무칠 것을 준비하고, 국수에 부을 육수를 끓이고,
다음날은 국수만 삶아서 바로 낼 수 있게 모든 것을 준비 해 놓고,
잠깐잠깐 농땡이 부리는 사이 평소에 진두지휘만 하시던 큰샘물님이
일은 다 해 놓으셨다.
목사님 댁에서는 나눔님이 해커가 투입한 폭탄에 폭삭 주저앉은
홈페이지를 부둥켜안고 끙끙대고 계신다.
어떻게 만든 홈페이지인데... 며칠 밤을 새워 애를 쓰신 늘찬양님과
밤새 회원들 몇 사람이 이삿짐들을 다 나르면서 고생을 하고,
이제야 자리를 잡아 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무거운 마음으로
일 하다보니 하루분량의 게시물을 제외하고 정상복구 되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놓였다.
잠들기 전에 노래방에서 상품으로 나눠드릴 라면 두 박스를 다섯개씩
포장하고 자리가 바뀐 탓인지 뒤치락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8일 아침, 날씨가 많이 개었다.
일찍부터 서둘러 고기 구울 준비를 하는 동안, 샘물님은 국수를 금방
삶아서 사리로 만들어 놓으셨다. 봉사자가 차례로 도착하신다.
상 차리고, 설겆이 하실 분들이 알맞게 자리를 채우신다.
일 하는 사람들 모두 다포교회 봉사자라는 명찰을 달았다.
보이지 않게 준비해 주신 최목사님의 수고가 눈에 보인다.
노인회장님도 일찍 나와서 손수 봉사에 참여해 주고 계신다.
이제 안에서 할 일은 다포리 봉사자들에게 넘겨드리고,
밖에서 숙달된 실력으로 고기나 굽자고 밖에서 일을 했다.
약을 드시느라고 고기를 드실 수 없는 늘찬양님이 최전선에서
고기를 굽는다. 고문이겠다. 안쓰럽다 (푸힛~ 꼬시라~)
최목사님과 이백진 목사님도 큰샘물님과 함께 고기를 굽고
자르고 계신다.
주방 안에서는 이백진 목사님 사모님이 연약한 몸으로
설겆이를 자청해서 담당하고 계신다.
일단 식사가 끝난 분들을 회관내에 있는 노래방으로 모셨다.
양대장님 혼자서 신청곡 찾으면서 노래 부르면서 선곡하면서
선물 나눠드리면서 한 손으로 낑낑거리는 게 보인다.
슬쩍 지나치는데 마이크를 통해서 "안미용!!!!!!" 하는게 들린다.
흐미 쪽팔리라~ 잽싸게 들어가서 기쁨조 역할을 했다.
탬버린을 찰랑찰랑 신나게 흔들면서 어른들께 음료수를 따라 드리면서
신청곡을 받고 선곡을 하면서 노래 부르신 분들께는 선물을 드린다.
"거 머냐~ 황진이 내사랑 좀 찾아 줄랍니꺼?"
그거이 뭔 노래인지 알아야 찾을 꺼 아닌가...
밖에서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다. ㅠ.ㅠ
제목을 말씀 하시야지 중간에서 가사만 달랑 따서 해달라시면 우얍니꺼?
무슨 가사 하나를 붙들고 제목을 알아내기 위해 혼자 중얼중얼
나눔님은 노래 한 곡을 다 부르고 계신다. 크크~
중간중간 쉬는 틈을 없애기 위해 신나는 곡들을 미리미리 선곡해서
올려 놓고, 부를 사람이 없으면 나눔님이나 내가 부른다.
처음엔 얼마나 소리를 질러댔는지 목이 착 가라 앉아 나중에는
내 목소리로 조용하게 불렀더니 잘 부른다고 하시는 소리들이 들린다. 으쓱~
올라갈 시간이 다 됐다.
다포리분들이 급하게 숭어를 잡아다 회를 떠 주신다.
작은 접시에 된장과 초고추장처럼 보이는 케찹이 올라와 있다.
초고추장인줄 알고 주셨는데, 먹어보니 케찹이라... 말은 못하고
그냥 된장에 찍어 먹는데, 나눔님은 케찹에 숭어회를 찍어 잘도 드신다.
보고 있던 큰샘물님..."당신은 케찹찍어서도 잘 먹네?"
"뭐? 이게 케찹이야? 어쩐지 맛이 좀 이상하다 했지~"
웃음 바다가 되었다. 케찹을 내주셨던 분이 어쩔 줄 몰라하시면서
다시 초고추장을 만들어 주신다.
나갈 시간이 되어 일어서자, 나눔님 손을 꼭 잡고 계시던 할머님이
나를 안아주시면서
"내새끼~ 고생 많았네.. 우얄꼬~
딸들도 잘 키우면 아들보다 훨신 난기라..." 하시면서 주머니에서
꼬깃 접은 만 원을 큰 애에게 주신다.
할머님께는 얼마나 귀한 돈인지...
만 원을 백만원처럼 받으면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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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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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