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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들래미가 와서 자꾸 귀찮게 한다.
녀석이 심심해서 그런가 보다.
녀석에게 가위와 들통을 들려서 텃밭으로 갔다.
눈에 뜨이는 수박이 8통,
노란 참외가 서 너 개,
빨갛게 잘 익은 찰 토마토가 여기저기,
오이인지 노각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것이 20여개.
단 호박까지 잘 익어가고 있었다.
“아들아~ 넝쿨은 밟지 말고 잘 따보자.”
나는 목발로 넝쿨을 뒤집어 가며 딸 것을 알려주고
아들은 가위로 꼭지 부분을 잘 잘라서 들통에 담는다.
들통에 가득 차니까 이제부턴 그냥 여기저기 모아 놓는다.
녀석에게 흙이 우리에게 주는 사랑을 설명해 준다.
씨를 뿌려 놓으면
적당한 햇빛과 적당한 비와,
적당한 바람과 적당한 기온을 유지시켜
이렇게 알찬 열매를 맺도록 해 주시는 자연,
그 자연을 다스리시는 그분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랬더니 이미 알고 있는 걸 또 말해 준다나? 끙.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 먹고 나서 수박 썰어서
너도 한입 나도 한입
마주 보는 가족들의 얼굴에 행복이 피어나게 해야겠다.
2005. 7. 21 한낮에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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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아 너도 한입 나도 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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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 주는 사람은 이제 없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