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때 국군의 날 행사는 정말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특히 비행기에서 뛰어 내려 낙하산을 펼치고 내려오는 군인 아저씨들은 어린 저에겐 한없는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가끔씩 비행기를 탈 때가 있습니다. 하늘 높이 올라가 창밖을 보면 구름 아래로 잠깐씩 보이는 땅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문득 어릴 때 동경하던 낙하산부대의 아저씨들처럼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며 세상을 천천히 구경해 보면 참으로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떠오르는 생각하나,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려고 비행기에서 뛰어 내렸는데, 낙하산의 날개가 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낙하산의 날개는 펴질 때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어떤 만남이든지 의미 없는 만남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 소중한 만남 속에서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중한 만남의 상대가 항상 얼굴이 굳어있고, 금방 무언가 폭발할 것 같다면 정말 숨 막힐 노릇입니다. 보통사람들이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 약자가 입을 다물게 됩니다.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표정도 굳어 있습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은 사는 것 같지 않습니다. 결국 강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잘못했다고 빌게 됩니다. 소중한 만남에서 다툼이라도 생기면 무조건 지는 게 이기는 겁니다. 싸움에서 이기면 승리는 했을지라도 사람은 내게서 등을 돌리기 때문입니다. 아하~ 낙하산의 날개와 사람의 얼굴은 펴져야 사는 것이네요. 펴고 삽시다. 2007. 12. 3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