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 이게 무슨 냄새지? 점심 먹고 사무실에 오니 야릇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구석구석 킁킁거리며 다녀 보니 세상에나! 언제 그렇게 피었는지 한 꽃대는 잎사귀들 틈에서 10cm 정도 솟아나 올망졸망 꽃망울을 보듬고 있고, 다른 하나는 어느 새 30cm 정도까지 쑥 자라나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며칠 전까지도 꽃대가 올라온 지도 꽤 되었는데 언제까지 키만 키울 건가, 혹시 저러다 지쳐 꽃도 못 피우고 사그라지지 않을까, 요즘 계속된 추위에 너무 힘들었나…. 온통 걱정뿐이었는데, 그런 내 맘을 알았는지 그 어떤 향수보다 도 더 고운 향을 품어 내며 그렇게 곱게 꽃을 피운 것이다. 일 년 정도 매주 토요일마다 퇴근 전 한번씩 물을 주는 일이 사실 조금은 귀찮았는데, 내 손으로 피워낸 꽃을 보며, 이래서 사람들이 꽃을 키우는 구나 싶다. 난 사실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지금껏 손수 꽃을 길러본 적도 거의 없었고, 어릴적 시골집 토담 밑에 엄마가 심어 놓은 접시꽃, 과꽃, 봉숭아 주위 풀들을 몇 번을 뽑아 주라고 시키셔야 마지못해 한 것이 전부였다. 작년에 시골집을 헐고 새로이 양옥집을 지으면서 엄마가 담 밑에 조그마한 화단을 만드셨을 때도 난 투덜거렸다. "지저분하게 왜 남겨 놓았어요!" "저기다 넝쿨장미하고 작약이랑 봉숭아랑 심어 놓으면 얼마나 좋은데. 너도 아버지랑 똑같은 소리 한다." 아침, 사무실 문을 열면 은은한 향이 나를 반긴다. 좋은 하루 되라고. 옛 선조들은 집안의 매화나 난이 개화를 하면 친한 벗들을 청하여 시조를 읊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술이나 차를 한잔 했다 하는데, 오늘은 옆 사무실 친구들을 불러 자랑하며 차나 한잔 나눠야겠다. (어느 책에서 읽은 글 입니다.) 덕분에 가족들과 휴가 잘 다녀 왔습니다. 서해대교로 해서 두루~~~~~ 즐거운 여행이었지만. 길이 너무 막혀서 왕짜증이 나더군요 그래도 오래간만에 가족여행이라 약간 흥분도 햇습니다. 보람돤 시간도 가졌답니다. 오늘도 엄청 덥습니다. 시원한 냉콩국수 해 드시고 낮잠도 한숨 주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