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순씨^^* 비 피해는 없는지요. 골짜기를 다 삼킬정도로 기세 등등하게 내려 오는 물줄기를 따라서 혹시나 싶어 전등을 들고 이리저리 점검하러 다녔답니다. 달빛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암흑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오싹하는 소름이 가슴 한구석에 파고 들더군요. 우렁차게 울어대던 황소개구리의 소리조차 숨죽이고. 이름모를 풀벌레의 애달픈 곡 소리만 요란스러운 밤... 폭포를 연상케 하는 물줄기를 바라보니 현기증이 나더군요. 자는 둥 마는 둥... 아침에 친구의 편지를 보고서야 오늘이 입추라는 것을 알았네요. 세월한번 빠르네. 입춘이라 입춘대길 이라는 글을 쓰곤 했는데... 된장 배달 할것이 있어 나서는 옆지기를 따라서 외출했답니다. 경호강의 강 줄기를 따라가다 보니 강물이 어찌나 힘차게 흘러 가는지, 나무조각, 쓰레기 조각이 강물따라 너울너울 춤을 추며 길동무 하고 있더군요. 강둑을 넘을 기세로 넘실거리는 강물을 따라 차를 달리면서. 이 길 따라... 이 강 따라... 끊임없이 가고 싶다는 부질 없는 생각도 해 보았답니다. 미순씨^^* 비가 그칠려나, 오늘밤은 조용하네요. 오늘밤은 골짜기에 사는 우리들을 위해 조용하려나. 무사히 잘 넘겼답니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밤은 편히 잠들어야 겠지요. 지리산에서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