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메이커에서 톡톡 소리가 난다. 일을 하다가 돌아보니 커피가 다 떨어져서 바닥이 말라가는 소리였다. 아내는 티비를 켜놓고 자고 있다. 어제 교도소 봉사를 함께 갔는데 다녀와서 주부의 역할까지 하느라 많이 피곤했는가 보다. 커피메이커에 물을 붓는다. 한방울 한방울... 어느새 몇잔의 커피가 모아졌다. 오늘만 벌써 8잔째다. 아니다... 이제 자정이 지났으니 오늘은 첫잔이다. 커피... 몸에 안좋다고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 자꾸 찾게 된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어린 아이같은 심보가 있어서 그럴까? 비가 오려면 영락없이 날구지를 하는 내 몸뚱아리... 그런 날은 진통제 한대 맞고 커피를 마신다. 어느새 커피는 가장 친한 벗이 되어 있다. 커피가 그리운 날이 있었다. 금식기도를 할 때는 가장 마시고 싶었던게 커피다. 그때는 간절한 그리움이었다. 한 잔의 커피를 따라 마신다. 이 밤도 함께 마시고 있다. 향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