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갑자기 집안에 마늘 냄새가 진동을 했다. 아내에게, “아니 무슨 마늘 냄새가 이렇게 많이 나?” “아~ 마늘로 고추밭에 농약치려고” “그게 무슨 소리야?” “여보 마늘을 갈아서 물과 적당하게 희석을 하여 뿌려주면 무공해 농약이래.” “그래? 그럼 어디에 뿌리려고 그러는데?” “고추밭에 뿌려주려고…….” “그런데 진짜 효과 있는 거야? 그러다 고추 농사 망치는 거 아닐까?” “진짜 효과 있데~” “아무튼 누가 말려~ 별걸 다해요~” “호호호”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마늘을 이용해 만든 무공해 농약을 사용하는 방법을 방송을 했었다. 며칠 전부터 인터넷을 검색하며 무공해 농약을 찾는 것 같더니 드디어 행동으로 옮긴 아내. 통마늘을 그대로 믹서에 갈아서 물과 적당하게 희석하여 고추밭과 수박, 참외, 오이, 가지, 토마토 밭에 뿌려 주었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정말로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고추 1,300포기가 아무 탈 없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한약찌꺼기도 밭에 뿌려 주면 좋다는 말을 듣고 행동으로 옮기는 아내. 재미가 있단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서 자랐고, 서울에서 공무원까지 했던 아내가, 뱀이나 지네, 벌레들을 보면 비명을 지르면서도 텃밭을 가꾸는 걸 좋아하니 아이러니하다. 텃밭에는 몇 포기 심지 않았는데도 주렁주렁 달린 오이는 이웃과 나눠 먹고도 밭에서 익어가고 있다. 가지도 주렁주렁 달렸다. 수박도 일곱 통이나 열려 있고, 참외는 열 개 정도 열려 있다. 이럴 때 누가 마실이라도 오면 한 아름 챙겨 갈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봉사갈 때 한 아름 챙겨가야겠다. 어제는 텃밭에 들어가 보았다. 바로 길에 붙어 있어도 안 들어갔는데 모처럼 마음먹고 들어가 보았다. 텃밭에 토마토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잘 익은 토마토가 눈에 띈다. 한 개 따서 바지에 쓱쓱 닦아서 한입 덥석 물었다. 입에 토마토 향과 물이 가득하다. 몇 개 더 따서 닭장을 만들고 있는 장로님과 영국이에게 한 개씩 입에 넣어 준다. 맛있다며 이따 더 먹자고 한다. 노란 참외 한 개 따서 아들래미 불러 전해준다. 작은 것들이지만 시골에서 사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마늘 냄새가 진하게 풍겨온다. 고추밭에 뿌려주기 위해 마늘을 갈고 있는가 보다. 2005. 7. 13 -나눔-